
간단한 영화 소개
2019년 개봉한 《조커》는 토드 필립스가 연출하고 호아킨 피닉스가 아서 플렉 역을 맡은 영화입니다. 배트맨 시리즈에 등장하는 악당 조커의 이름과 설정을 가져왔지만, 익숙한 슈퍼히어로 영화보다는 한 사람이 무너져 가는 과정을 따라가는 심리 드라마에 가깝습니다. 아서는 광대 일을 하면서 코미디언을 꿈꾸지만 경제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불안한 생활을 이어갑니다.
영화는 아서에게 벌어지는 모든 일을 선과 악으로 간단하게 나누지 않습니다. 그의 행동은 점점 위험해지고 돌이킬 수 없는 범죄로 이어지지만, 동시에 그가 어떤 환경에서 살아왔고 무엇을 믿으며 버텨왔는지를 차근차근 보여줍니다. 아래 내용에는 영화의 마지막 장면까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영화 내용
1. 광대로 살아가는 아서 플렉
아서 플렉은 광고판을 들고 거리에서 춤을 추거나 어린이 병원을 방문하는 광대 일을 합니다. 그는 갑자기 웃음을 멈추지 못하는 증상이 있고 여러 종류의 약을 복용합니다. 정기적으로 상담도 받고 있지만 시에서 지원하던 복지 예산마저 줄어들면서 상담과 약을 받기 어려워집니다.
집에서는 어머니 페니와 함께 지냅니다. 페니는 과거 자신이 일했던 웨인 가문의 토머스 웨인에게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아서는 코미디언이 되는 꿈을 품고 밤마다 공연을 보러 다니며 농담을 적습니다. 하지만 실제 무대에 오른 날에는 긴장과 웃음 증상 때문에 공연을 제대로 이어가지 못합니다.
생활은 계속 꼬입니다. 거리에서는 아이들에게 광고판을 빼앗기고 폭행을 당합니다. 동료 랜들은 자신을 지킬 수 있다며 아서에게 총을 건넵니다. 어린이 병원 공연 중 총이 바닥에 떨어지는 사고가 벌어지자 회사에서는 아서를 해고합니다. 아서는 자신이 점점 사회에서 밀려나고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2. 지하철 사건과 어머니의 비밀
지하철 안에서 웨인 기업 직원 세 명이 여성을 괴롭히다가 아서에게 시비를 겁니다. 웃음 증상이 시작되자 그들은 아서를 조롱하고 폭행합니다. 아서는 가지고 있던 총을 꺼내 두 사람을 쏘고, 달아나는 마지막 한 사람까지 뒤쫓아가 죽입니다. 사건은 고담 전체의 화제가 되고, 부유층에 대한 분노를 가진 사람들은 범인을 광대 가면을 쓴 상징처럼 받아들이기 시작합니다.
한편 아서는 어머니의 편지를 통해 토머스 웨인이 자신의 아버지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직접 토머스를 찾아가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전혀 다릅니다. 토머스는 페니에게 정신적인 문제가 있었고 아서는 입양된 아이라고 말합니다. 아서는 병원 기록을 찾아가 어머니의 과거를 확인합니다.
기록 속에는 페니가 아서를 입양했다는 내용과 어린 시절 그가 심한 학대를 당했다는 사실이 남아 있습니다. 자신이 믿어 왔던 가족 이야기가 무너진 순간입니다. 아서는 병원에 누워 있던 어머니를 찾아가 결국 숨지게 합니다. 이후 집으로 찾아온 옛 동료 랜들도 살해하지만, 자신에게 친절했던 게리는 그대로 보내 줍니다.
3. 머레이 쇼와 조커가 된 아서의 결말
아서가 실패했던 코미디 공연 영상은 유명 토크쇼 진행자 머레이 프랭클린의 프로그램에서 조롱거리로 사용됩니다. 그런데 영상이 화제가 되자 제작진은 아서를 실제 방송에 초대합니다. 아서는 자신의 무대 이름으로 '조커'를 소개해 달라고 부탁하고 광대 분장을 한 채 생방송에 출연합니다.
방송 초반에는 농담을 하지만 분위기는 금세 달라집니다. 아서는 지하철에서 세 남자를 죽인 사람이 자신이라고 밝히고, 사람들이 자신을 대하는 방식과 사회의 무관심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머레이가 살인을 정당화할 수 없다고 맞서자 아서는 생방송 도중 머레이를 총으로 쏩니다. 이 장면은 TV를 통해 고담 전역에 그대로 방송됩니다.
경찰에 체포되어 이동하던 아서는 거리에서 벌어진 폭동에 휘말립니다. 광대 가면을 쓴 사람들이 경찰차를 들이받고 아서를 꺼내 줍니다. 정신을 차린 아서는 자신을 둘러싼 군중의 환호를 보며 피로 입가에 웃는 모양을 그립니다. 마지막에는 다시 병원으로 보이는 공간에 앉아 상담을 받습니다. 상담사가 무슨 생각을 하느냐고 묻지만 그는 설명해도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고 답합니다. 이후 복도를 걷는 아서의 발자국 뒤에 피가 남고, 직원에게 쫓기며 영화가 끝납니다.
짧은 영화 감상평
조커에서 가장 불편한 점은 아서가 어느 순간 갑자기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는 데 있습니다. 초반부터 불안한 모습을 보이지만, 직장을 잃고 약을 받지 못하고 가족에 대해 믿었던 사실까지 무너지면서 조금씩 행동의 선을 넘습니다. 그렇다고 그의 범죄가 정당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영화 역시 그 경계를 쉽게 정리해 주지 않습니다.
머레이를 생방송에서 죽이는 장면은 아서가 더 이상 남들에게 웃음을 주는 광대가 아니라 자신을 바라보게 만드는 존재가 되었다고 느끼는 순간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코미디언으로 무대에 서고 싶었던 그의 꿈은 가장 끔찍한 방식으로 이뤄집니다.
후반부 폭동에서 사람들은 아서 개인의 사정을 거의 알지 못합니다. 그런데도 광대 가면을 쓰고 그를 상징처럼 떠받듭니다. 아서가 원했던 인정과 관심을 처음으로 받는 순간이지만, 그것이 자신을 이해해 주는 관계에서 나온 것은 아니라는 점도 씁쓸합니다.
마지막 병원 장면은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다시 흐립니다. 영화 앞부분에도 아서가 실제로 일어나지 않은 관계를 사실처럼 받아들인 적이 있었기 때문에, 마지막 장면까지 어디까지 믿어야 하는지는 명확하게 정리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영화는 조커가 탄생했다는 사실은 보여주면서도 그 사람이 들려준 이야기 전체를 완전히 믿어도 되는지는 끝까지 남겨 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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